민주노총 고위간부 '성폭력' 파문
파문 확산되자 민주노총-가해자, '공개 사과문' 발표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지난 16일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퇴했다. 성폭력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피해자가 공론화되기를 원치 않았으나, 사퇴 직후 일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임원들이 사퇴 사유를 알린다며 발송된 문자가 성폭력 가해자의 시각으로 작성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급기야 24일 민주노총은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사퇴 사유는 성폭력"이라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없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민주노총에서 성폭력이 발생하여, 조합원들과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드린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폭력 가해자인 강 전 본부장도 함께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그 당시에는 그것이 성폭력과 언어폭력인지 알지 못했으나 총연맹의 여성위원장과 여성국장을 만나 말을 들으면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상대방이 연락하지 말라 그랬으나 지속적으로 새벽에도 계속 전화를 한 부분 등 스토킹 행위라고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며 "또한 그 당시에는 연인끼리 그럴 수 있다 생각했으나 피해자가 거부하는데도 신체의 일부를 사진 찍어 보내 달라 하고 폰 섹스요구하거나, 지난 6월 28일 만나서 사전에 스킨십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숙박업소에 들어가 피해자 의사와 반하게 성관계를 한 것이 성폭력임을 인정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는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향후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3년간 공직(비선출직 간부, 대의원이나 회의 및 단체 대표자나 책임자 등 포함)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서울지역의 집회 또는 행사 참여를 최소한 3년 이상 하지 않겠다"면서 "가해자 교육은 최소한 10회 이상 3개월 이내 자부담으로 이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피해자와 협의를 거쳐 승인된 민주노총과 가해자 사과문 전문.
[울산지역 본부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민주노총 사과문]
지난 16일 울산지역 본부장이 사퇴했습니다. 사퇴 사유는 성폭력입니다. 민주노총은 성폭력 피해 당사자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사건발생 즉시 신속하게 대처하지 하지 못한 점을 먼저 사과드립니다. 더불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없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민주노총에서 성폭력이 발생하여, 조합원들과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드린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주노총은 본 사건의 처리 과정을 피해자의 시각으로 임하고, 피해자에 대한 낙인과 2차 가해 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공론화 의사가 없었던 피해자의 뜻에 반하여 결국 사건이 드러나게 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울산본부장 사퇴 직후 일부 울산본부 임원들이 사퇴 사유를 알린다며 발송된 문자가 가해자의 시각으로 작성되었고, 그로써 2차 가해가 나타난 점은 있어선 안 될 일입니다. 이를 예방하지 못하고 상급조직으로서 적절히 지도하지 못한 점에 대한 민주노총의 책임을 인정합니다.
민주노총은 본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와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 보다 평등하고 안전한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성폭력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관련 조직이 해결 주체여야 합니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성폭력 예방조치를 위해 성평등 교육, 반성폭력 교육을 전 조직을 대상으로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성평등 강사단과 여성위원회는 물론 기타 조직역량을 동원해 어느 때 보다 내실 있는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성폭력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전보다 더 발전적인 후속조치를 실시하겠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낙인과 2차 가해를 예방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2차 가해 발생 시 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이뤄질 것입니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피해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가해자 및 관련 조직에 대한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이행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의 전 과정을 함께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효과적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며, 관련 예산을 책정하였습니다. 생존과 치유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관련 전문단체와 개인들의 조언에도 성실히 귀 기울일 것입니다. 성폭력에 맞선 지속적 저항은 민주노총 안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에 조직적으로 맞설 것이며,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일상의 성폭력을 드러내고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피해자의 고통을 위로하며 거듭 사과를 전합니다. 나아가 용기 있는 증언에 감사드리며, 치유의 그날까지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성폭력은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입니다. 민주노총은 그 실천의 주체임을 거듭 다짐합니다. 민주노총의 실천에 함께 해주십시오.
2015. 7.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성폭력 가해자 사과문]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립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은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성폭력과 언어폭력인지 알지 못했으나 총연맹의 여성위원장과 여성국장을 만나 말을 들으면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던 술에 만취해서 여러 차례 전화를 해서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 차라리 동지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당신은 운동 몇 년 하셨냐, 나는 20년 넘게 했다. 우리는 섹스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중요한 관계다. 애인할 자신 없으니 섹스 하는 친구로 지내자. 당신은 행복해서 참 좋으시겠네요. 등 언어폭력을 하였고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였음을 인정하고 사과 합니다.
상대방이 연락하지 말라 그랬으나 지속적으로 새벽에도 계속 전화를 한 부분 등 스토킹 행위라고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또한 그 당시에는 연인끼리 그럴 수 있다 생각했으나 피해자가 거부하는데도 신체의 일부를 사진 찍어 보내 달라 하고 폰 섹스요구하거나, 지난 6월 28일 만나서 사전에 스킨십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숙박업소에 들어가 피해자 의사와 반하게 성관계를 한 것이 성폭력임을 인정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는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향후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3년간 공직(비선출직 간부, 대의원이나 회의 및 단체 대표자나 책임자 등 포함)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서울지역의 집회 또는 행사 참여를 최소한 3년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가해자 교육은 최소한 10회 이상 3개월 이내 자부담으로 이수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의 결정에 대해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리며 일상적인 언어폭력 그리고 성폭력 등에 대해 더욱더 경계하고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잘못된 성폭력과 언어폭력으로 마음 깊이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15년 7월 23일
강 0 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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