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명 감염돼야 심각", 국민안전처 망언 파문

SNS 발칵 " 이 나라는 120만 죽어도 국가재난 아니었어?"

2015-06-02 15: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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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담당자가 2일 메르스 대란과 관련, "신종플루 같은 경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300만명 정도 감염됐을 때 중대본을 가동했다. 지금은 중대본을 가동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안전처 담당자는 이날 <이데일리>에 “지금은 범국가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심각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르스 감염자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 발발로 국민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단단계를 현행 '주의'에서 '심각'을 상향 조정한 뒤 중대본을 꾸릴 단계가 아직 아니라는 주장인 셈이다. 중대본이 구성되면 안전처장관이 본부장을 맡고 전국 16개 시·도와 230개 시·군·구에서도 단체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별도 대책본부가 가동돼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다.

정부는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 감염자가 300만명을 넘어서자 재난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높이고 중대본을 꾸린 바 있다.

문제는 신종플루와 메르스는 치사율 자체가 천양지차라는 사실이다.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0.07%로 감기 수준이나, 메르스는 40% 전후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신종플루가 창궐했던 2010년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300만명 이상이 신종플루에 감염됐으나 260명만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독감 정도의 사망률이었다.

그러나 국민안전처 담당자 말대로 300만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뒤에나 중대본을 발족시킨다면, 최악의 경우 120만명이 사망한 뒤에나 중대본을 꾸리겠다는 얘기가 된다.

메르스 발병 2주후에야 겨우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늑장을 부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관계대책회의조차 주재하지 않은 이면에 안전처 담당자와 같은 안이한 인식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참사후 박 대통령 지시로 유사 재난의 재발을 막겠다면서, 기존의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을 통합해 지난해 11월 국가재난 컨트롤타워로 출범시킨 조직이다.

안전처 담당자 발언을 접한 SNS는 당연히 발칵 뒤집혔다.

한 네티즌은 "치사율 40% 짜리 질병에 300만 정도 감염되어야 중대본을 꾸리겠다는 이야기는 쉽게 계산해서 120만명 죽기 전에는 심각하다고 생각 안 하겠다, 뭐 이렇게 봐야 하나. 이게 말이야, 방구야"라고 질타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 나라는 120만명 죽어도 국가재난상태 아니었어?"라고 어이없어 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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