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3세의 '갑질', 세입자 공갈협박에 간판 떼기까지
관리인 시켜 임대료 인상 요구하며 조폭식 공갈협박 일삼아
SBS <8뉴스>는 22일 밤 3년전 강남 빌딩을 사들인 재벌3세 구모씨의 전횡을 CCTV 동영상을 확보해 폭로했다.
CCTV를 보면, 문제의 건물 1층에서 영업중인 철물점으로 덩치 큰 남성이 들어오더니 주인을 협박한다.
문제의 남성은 "거슬리게 하지 마라니까. (전세) 계약 기간까지는 내가 있게 할 테니까, (거슬리게) 하면 진짜. 다음에 내가 여기 한 번 더 들르는 날에는…"이라고 협박을 했다.
철물점 주인은 계약 기간까지 있게 해 주는 게 마치 큰 선심인 듯 말하는 이 남성의 말에 발끈하며 "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데 무조건 (나가라는) 재판을 건 분이 누구시죠?"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남성은 "아니, 알았으니까, 알았으니까, 이 XX 진짜! 조심해 너 진짜. 너 XX 내가 불러서 진짜 묻어버린다, 진짜! 너 나 누군지 모르지, 너?"라고 조폭같은 공갈협박을 했다.
이에 철물점 주인이 "아니, 내가 잘못한 게 있어요?"라고 반발하자, 남성은 "아니, 그러니까 거슬리게 하지 말라고, XX! 그러다 너 진짜 나한테 죽어"라고 거듭 협박을 했다.
자신보다 열 살도 더 많은 철물점 주인에게 욕을 해 대는 이 남성은 이 건물의 주인인 재벌3세 구모씨를 대신해 세입자를 관리해 주는 건물주의 대리인이다.
철물점 사장은 3년 전 자신이 세들어 있는 이 빌딩의 주인이 바뀌면서부터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한 이런 괴롭힘이 시작됐다면서 "나, 이 사람(건물주 대리인)만 보면 울렁거려요, 가슴도 뛰고 막, 무서워서"라고 극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건물주 대리인의 횡포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지하 1층에서 칼국수 집을 하다가 그만 둔 주인은 "장사를 하고 있는데 (건물주 대리인이) 간판을 철거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손님도 떨어지고 장사를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다 그냥 손들고 나 오는 거예요"라고 증언했다.
건물주인 재벌3세 구씨는 철물점과 칼국수 집이 아직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못 나가겠다고 버티자, 자신의 명의로 건물을 비우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광석 부동산 전문변호사는 "임대차보호법'이 있어서 세입자의 (계약) 기간 이 보호된다는 부분을 (건물 주인이) 몰랐을 리 없거든요. (그런데도) 힘을 사용해서 귀찮게 하고, 불편하게 만들고, 그걸 통해서 내보내려는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죠"라고 구씨를 비판했다.
당연히 소송 결과는 '건물을 비우지 않아도 된다'고 나왔지만, 영세 세입자들은 1년 여 재판 기간이 무척 힘들었다고 하소연한다.
문제의 공갈협박을 일삼은 구씨 대리인은 기존세입자들이 현 시세에 비해 턱없이 싼 가격으로 세 들어 있어서 현실적인 월세를 요구한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취재진은 건물주 구 씨와 접촉하려 시도했지만, 대리인 측은 구 씨가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어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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