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화 반대' 금호타이어 40대 노동자 분신 사망
노조 "노사합의 깨고 도급화 추진한 사측의 명백한 타살"
금호타이어 노조 등에 따르면, 16일 밤 8시께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공장 옥상에서 공장 근로자 김모(40)씨가 불에 타 쓰러져 있는 것을 김씨의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밤 9시14분께 사망했다.
앞서 김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1노조 대의원으로, 이날 공정도급화에 반대하는 저지투쟁에 참석하고 나서 옥상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동료들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타(금호타이어)만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제 바람입니다”라며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할게요. 금타 노동자 파이팅"이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2014년 이후에는 도급화 하지 않지 않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사측은 작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에도 나머지 76개 중 48개 직무마저 도급화를 시도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분신자살한 김씨 역시 공정도급화의 여파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업무로의 전환이 예정돼 있었다.
김씨 분신에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노조)는 17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사의 분신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도 도급화를 계속 추진한 회사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며 "설 휴무 특근 거부를 시작으로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사측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바꿀 수 없다는 깊은 절망이 한 노동자를 또다시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라며 "아울러 지난 달에는 임단협 노조측 교섭위원이었던 한 노동자가 목 메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가히 금호타이어가 노동자들의 죽음의 공장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측을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금호타이어 사측은 즉각 공정도급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노동조합과의 지난 합의를 준수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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