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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변호사' 배의철, 올해의 법조인상 고사

"죄인된 심정, 세월호 고통으로 큰 상과 축하 받을 수 없다"

'법조언론인클럽'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 여섯달 간 머무르며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법률지원을 해온 배의철 변호사를 '올해의 법조인'으로 선정했으나 배 변호사는 29일 "죄인된 심정의 저는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고사했다.

배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전히 4.16 참사의 고통 속에 머물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으로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려야 했던 저는 그 단장(斷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죄인일 뿐"이라며 "304명이 희생된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우리 모두는 아직 세월호를 기억하고, 더 울고,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해야 하며, 더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정이 확정된 보도 후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리지 못한 죄인인 제게 ‘올해의 법조인상을 아픔으로 축하해요’ 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저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죄인된 심정의 저는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고 고사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무료법률지원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제1조 제1항이 명시한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한 당연한 책무이기에, 제가 아닌 어느 다른 누가 진도에 파견되었더라도 대한변호사협회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했을 것"이라며 "제가 180여일 동안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무르면서 진도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으로 수중수색중단 선언까지 참사의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이름없이 헌신했던 자원봉사자들, 참사를 잊지 않고 알려주신 언론인들, 그리고 기소·재판·변호를 맡은 모든 법조 선배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변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아직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인양을 통해 실종자를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평생을 고통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지 않도록, 단 한 명의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여 주시기를 정부에 요청드린다"고 조속한 세월호 인양을 정부에 호소했다. 다음은 배 변호사 글 전문.

'올해의 법조인' 선정 및 수상에 관한 입장

1. 안녕하세요.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배의철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위)입니다.

2. 지난 1월 21일 법조언론인클럽(회장 정동식 경향신문 부사장)에서는 진도에서 180여일간 머무르며 세월호 법률지원을 맡아온 저를 ‘올해의 법조인’ 으로 선정하여 주셨으며, 오늘(27일) 저녁 7시에 시상식이 열릴 예정에 있습니다. 먼저 부족한 제게 너무나 큰 상을 선정해주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정중히 ‘올해의 법조인’ 상에 대한 고사의 뜻을 밝히는 바입니다.

3. 저는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의 파견으로 진도체육관, 팽목항에서 180여일간 실종자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극심한 고통 속에 탈진해 정부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여 온 실종자 가족의 의사를 대변하는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정부와의 회의, 수색·구조·유실방지 활동 지원, 실종자 가족 복지·건강 지원, 국회 국조특위와의 공조, 시민사회와의 연대, 진도군민들과의 갈등 조정·중재 등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는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 11. 11.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환경이 악화되어 잠수사 안전이 위험에 처하자 단장(斷腸)의 고통 속에서도 세월호 실종자 9명을 끝내 찾지 못한채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수중수색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를 언론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결단’ 이라 보도했고, 국민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결단에 함께 아파하고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역시 진도에서의 11월 11일을 잊지 못합니다. 실종자 가족과 눈물 흘렸던 진도에서의 180여일을 잊지 못하며, 아직까지도 실종자 가족의 고통과 마음을 함께하기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합니다.

5.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팽목항에 머무르며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피붙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4/16 참사의 고통 속에 머물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으로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려야 했던 저는 그 단장(斷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죄인일 뿐입니다. 304명이 희생된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우리 모두는 아직 세월호를 기억하고, 더 울고,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해야 하며, 더 함께해야 합니다.

6. 저는 세월호의 아픔이 ‘올해의 법조인상’ 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위와 같은 취지로 네 차례에 걸쳐 정중히 고사의 뜻을 전달하였습니다. 법조언론인클럽에서는 그 취지에 공감하여 주셔서 ‘상’ 이라는 단어를 제외하여 ‘올해의 법조인’ 으로 변경하였으나 제 고사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저는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이 확정된 보도 후, 많은 법조인들께서 제게 ‘올해의 법조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 역시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리지 못한 죄인인 제게 ‘올해의 법조인상을 아픔으로 축하해요’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상’ 이라는 단어가 빠졌음에도 ‘상’ 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으며, 죄인된 심정의 저는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습니다.

7. 저의 활동은 변호사법 제1조 제1항이 명시한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한 당연한 책무이기에, 제가 아닌 어느 다른 누가 진도에 파견되었더라도 대한변호사협회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였을 것입니다. 제가 180여일 동안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무르면서 진도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으로 수중수색중단 선언까지 참사의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이름없이 헌신했던 자원봉사자들, 참사를 잊지 않고 알려주신 언론인들 그리고 기소·재판·변호를 맡은 모든 법조 선배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께서 참사를 잊지 않고 진도 팽목항에 끊임없이 방문해주셨기에 실종자 가족은 힘든 고통의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8. 또한 아직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인양을 통해 실종자를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세월호와 같은 대형 여객선의 인양 경험이 전무하며, 세월호 인양은 해양 기술과 공법이 총체적으로 집약되고 대형 해양 중장비가 투입되어야 하며, 맹골수도의 험난한 수중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대역사입니다. 국력을 총동원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 모두가 역량을 총결집하여 대한민국이 대형 침몰선 인양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무엇보다 실종자 가족들이 평생을 고통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지 않도록, 단 한 명의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여 주시기를 정부에 요청드립니다. 세월호 인양을 통해 국민들은 결코 비용으로 추산할 수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후세까지 보게 될 것이며 세계는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9. 다시 한 번 부족한 저를 ‘올해의 법조인’으로 선정해 수상하고자 말씀해주신 법조언론인클럽의 존경하는 기자님들께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선정해주신 그 마음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의 빛이 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실종자 가족의 눈물과 아픔 속에 ‘올해의 법조인상’ 을 받을 수 없는 제 진심이 존경하는 기자님들께 잘 전달되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수상을 고사하므로 오늘 시상식에 참가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16 개 있습니다.

  • 1 0
    이럴수가

    수색종료후 인양할줄알았건만.. 인양할 지 아직도 불투명하고
    진상위도 뺏지까지 반납하며 세금낭비라고 진상규명위 활동 브레이크.. 가족들 길거리에 팽목까지 도보행진중이니..
    배변호사님 세월호 인양은 정말 실현되는겁니까? 진상규명은 세월호인양에서 시작될터인데.. 부디 상받으신만큼 인양위한 실천 부탁하고 지켜보고 함께할게요

  • 1 0
    진실은 힘들다

    수중수색종료가 최선이었을까요....
    또다시 거리로 나선 희생자 가족들....

  • 3 0
    진실을 밝하자

    변호사님 노고가 많으십니다.
    자동경로확인 세월호 KML 수정본

    http://c.hani.co.kr/?module=file&act=procFileDownload&file_srl=2780186&sid=7ffac0b86869da738b64db65f317792b

  • 12 0
    진실규명

    참으로 아름다운 분이네요
    너무나 많은 비열한 세상에서
    그래도 살맛나는 세상도 있음을
    보여주신 배 변호사님께 감사드리며
    세월호 인양하여 실종자도 찾고
    침몰에 대한 의혹도 풀어지기를
    바랍니다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램인
    세월호 진실규명 바랍니다

  • 13 1
    우리는

    오늘
    진정한 법조인 다운 법조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배의철 변호사님 홧팅!

  • 13 1
    배변호사

    아직도 당신같은 정의파가 있기에 이나라의 장래는 희망이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 12 1
    짱 !

    배의철 변호사 기억 하겠습니다

  • 9 1
    희망은 아직도

    이런 분이 있기에 사법부에 약간의 희망을 걸어볼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상을 받을만 자격이 충분 하시군요 사랑합니다. .

  • 13 1
    신바람

    존경합니다

  • 8 1
    감사합니다

    <인터뷰> 행동하는 예수의 잔영이 비치는 배의철 변호사
    “주말 알바 뛰더라도 공익 변호사로 일할 것”
    ------------------------
    <대한변협신문> 기사 링크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http://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6977

  • 9 1
    배의철 변호인

    배의철 변호사님,당신이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 18 1
    감동

    그대같은 정의로운분이 있기에 미래를기약하며
    버티고있는것입니다 민주국민들은....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분들에게 큰힘이되어주십시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29 1
    서ㅁ

    아름다운 분이시네..

  • 10 3
    양반진보 지겹다.

    받아 !!
    그리고 더 독해져라...
    뭔 진보쪽엔 되도 못한 양반 샤끼들이 이리 많아?
    입만 벌리면 공자맹자 불알긁는소리..
    반발하면 사과부터 하는 양반정치 지겨워.
    저놈들은 온갖 잡놈들이 우글우글 해도
    잘 해쳐묵자나 ~~
    받고, 목숨걸고 싸워...
    이를 악물고 ...
    더 힘차고 가열차게...

  • 47 1
    고맙습니다.

    그대같은분 있기에 아직은 버텨봅니다
    고맙습니다.

  • 44 0
    훌륭하다

    저는 4.16 가족협의회와 함께 진실을 인양하여 이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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