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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인질사태 계속, 한국계 대학생은 탈출

10시간 넘게 인질극 계속, 무장괴한은 1명

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질극이 발생했다. 인질극이 10시간 이상 계속되는 과정에서 일부 인질들이 탈출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를 없었다.

호주 국영 ABC방송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께 시드니 시내 금융중심가인 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초콜릿 카페에서 무장 괴한이 침입해 오후 7시 현재까지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애초 인질의 숫자를 손님 30여명과 종업원 10여명 등 40여명으로 추정했으나 뉴사우스웨일스 경찰 측은 인질의 숫자를 30여명 미만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질 가운데 이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한국 교민 여대생 배모 씨 등 5명은 이날 오후 탈출에 성공했다.

오후 4시 직전에 남자 손님 2명과 남자 종업원 1명이 탈출했고 이어 오후 5시께 배 씨를 포함해 여자 종업원 2명이 탈출했다.

탈출한 인질 중 남자 1명만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건강한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인질극을 벌이는 무장 괴한은 1명으로 추정되며 이 괴한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무장괴한 1명 외에 다른 사람들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카페 안에서 인질 두 사람이 범인의 강요에 의해 검은색 바탕에 흰색 아랍어 문자로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무함마드는 신의 사도이다'라는 글귀가 적힌 이슬람교 신앙 고백문(샤하다) 깃발을 든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범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동조하는 세력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 국가'(IS)를 상대로 진행 중인 공습에 호주가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IS 추종 세력의 테러 공격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인 '채널 텐'은 카페 내 인질 2명을 직접 취재한 결과 범인이 IS 깃발 하나를 카페로 가져다줄 것과 토니 애벗 총리와 직접 대화하게 해줄 것 등 2가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범인이 린트 카페와 시드니 상업지구(CBD)에 각각 2개의 폭탄을 설치해놨다고 인질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주 당국은 오전 9시45분 신고 전화를 받고 특수경찰을 출동시켰으며 현재까지 인질 구조작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협상 전문가들이 무장괴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인질극이 발생하자 마틴플레이스 인근 도로와 지하철 역, 주요 건물 등을 봉쇄하고 중무장한 경력을 주변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한 시드니 도심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도 통제됐다.

금융·상업 번화가인 마틴플레이스에는 시드니 주재 미국총영사관과 맥쿼리그룹 본사, 호주연방준비은행 등 주요 외국 공관과 기업체들이 있으며 연말 쇼핑객으로 붐비는 지역이기도 하다.

애벗 총리는 사건 발생 직후 국가안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애벗 총리는 "정치적 동기로 발생한 사건일 수 있다"면서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법집행기관과 치안조직이 잘 훈련돼 있고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모든 국민이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이슬람 성전에 가담하겠다며 중동으로 떠난 국민이 본토로 돌아와 테러를 감행할 위험을 경계하면서 지난 9월 테러경보 수준을 '보통'(medium)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했다.

미국 정부는 즉시 시드니 총영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시드니 내 미국 시민에게 안전을 당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상황을 보고받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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