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경제기적'의 종말을 보고 있다"
심각한 부동산거품과 중복과잉투자, 한국경제에 '빨간불'
가뜩이나 우리나라 경기 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위기 국면에 접어들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24일 금융 트레이너의 말을 빌어 "놀랍다. 중국 인민은행은 신용 버블을 우려해 그동안 금리를 통한 경기 부양에 소극적이었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치는 경제전망에 대한 인민은행의 우려가 깊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나아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는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을 목도하고 있다"는 단정적 보도까지 했다.
중국에서 4년간 <WSJ> 베이징 특파원 생활을 한 밥 데이비스는 이날자 <이제 중국경제에 기적은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단언한 뒤, "그렇다면 4년여간의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중국을 떠나는 마당에 필자가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선 '부동산 거품'을 지적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공은 대체로 대출에 바탕을 둔 주택 시장의 거품과 부패로 얼룩진 지출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자가 방문했던 중국 도시 대다수에는 비어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 있었다. 3~4류 도시들(인구 50만~몇백 만 사이의 도시 200여 곳)을 방문했을 때 특히 이 점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서양인들의 발길은 뜸하지만 이러한 도시가 중국 내 거주용 부동산 판매의 70%를 차지한다. 한 예로 필자가 체류 중인 중국 동북부 도시 잉커우 소재 호텔 창문에서는 수 마일이나 뻗어 있는 빈 아파트들을 볼 수 있었다"며 현재 부동산 거품이 무섭게 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년 간 부동산이 중국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돼 왔다. 90년대 말부터 당이 도시 거주자의 주택 사유화를 허용하면서 경제가 급등했다. 사람들은 일생동안 모은 저축 자금을 부동산에 쏟아부었다. 부동산이 중국 GDP의 2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지면서 철강, 유리, 가전과 같은 관련 산업도 성장했다"며 지난 20년간 중국 고도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부동산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철강 등의 심각한 중복과잉투자를 거론하면서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300마일 정도 떨어진 철강 중심지인 한단의 경우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며 "그로 인해 지난 여름 한 투자자는 현지 개발업자가 약속했던 이자를 지불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해 자살 소동을 벌였다. 비슷한 절망적인 스토리를 접한 시 관료들은 거주자들에게 건물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불법임을 상기시켰다고 현지 투자자들은 전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한 조강 생산량이 미국의 두배에 달하는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의 예를 들어 "2013년 말 허베이성은 ‘일요일 작전’이라는 이벤트를 벌였다. 관료들이 철거팀을 보내 용광로를 허물고 제강 공장을 철거하는 장면이 저녁 7시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철거된 공장은 이미 오래 전 가동이 중단된 곳으로 밝혀져, 철거가 생산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로 중국 철강 산업은 올해 사상 최대 생산량을 향해 순항 중"이라며 중국정부가 말로만 과잉투자 해소를 진행중임을 꼬집었다.
<WSJ>는 또다른 르포기사 <중국 경기침체 여실히 보여주는 광산도시 ‘지시’>를 통해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석탄도시 지시가 경기 침체에 따른 석탄 수요 급감으로 거의 유령도시로 변했음을 보도했다.
<WSJ>은 "지시 같은 탄광 도시를 비롯해 자원에 의존하는 여러 도시들은 경기 둔화로 특히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철강에 의존하는 탕산, 철광석이 많이 나는 중국 중부의 린펀 등이 여기에 속한다"면서 "조용히 녹슬어가고 있는 지시 베이팡 지강 철강 공장의 전 직원들은 정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팡은 지난해 3천명을 정리해고하며 폐쇄되기 전까지 건설 사업을 위한 철근을 생산했다. 그들은 이제 회사 기숙사 건물들 사이에 있는 잔디밭에 콩을 경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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