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추진이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주식매수권 청구로 무산됐다.

삼성중공업은 17일까지 신청한 주식매수청구 현황을 확인한 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2만5천750원, 6만8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2만7천3원, 6만5천439원을 밑돌아, 국민연금 등은 주식매수권을 청구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중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한 금액은 총 7천63억원으로 당초 정한 매수대금 한도인 4천1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여기에다가 삼성중공업에 대한 주식매수 청구금액 9천235억원까지 합치면 총 1조6천299억원의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돼 결국 합병을 포기한 것.

삼성중공업측은 "주식매수청구 행사 과정에서 드러난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으나, 향후 시황이 좋아지면 다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