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맨'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22일 치열한 경합끝에 하영구 씨티은행장을 제치고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5차 회의를 열고 2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합끝에 윤종규 부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1차 투표에서 윤 전 부사장이 5표, 하 행장이 4표를 얻었으나 3분의 2 이상 득표에 실패해 2차 투표를 실시했다. 2차 투표에서 회추위원 1명이 하 행장에서 윤 전 부사장으로 돌아서면서 윤 전 부사장이 6표를 확보, 최종 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회의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추위원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다"며 "윤 전 부사장이 KB에서 오래 일했던 점, 여러 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인사 행장에 강력 반대해온 국민은행 노조도 윤 전 부사장의 내정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윤종규 내정자는 국민은행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고 김정태 행장이 2002년 그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에 후계자 후보군 중 한사람으로 영입한 금융전문가다. 그는 그후 국민은행 부행장으로서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해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KB 내부에서 뛰어난 전략가로 평가받아왔다.

때문에 행내에서는 윤 내정자가 차기 회장에 취임하면서 과거 김정태 행장 시절에 발군의 리딩뱅커였던 국민은행의 위상을 복원시켜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아 귀추가 주목된다.

윤 내정자는 실제로 회장 내정 후 "KB 사태를 겪으면서 KB 직원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내부 출신인 제가 KB 회장이 됨으로써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조직의 화합과 결속을 이룰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 구성원들이 화합하고 결속해야만 고객의 신뢰가 돌아오고 리딩뱅크의 위상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역량을 결집해 리딩뱅크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