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朴대통령에게 "MD 가입 말라"
지난달 한중정상회담때 요구
한중관계에 밝은 서울과 베이징의 복수의 외교 관측통들은 26일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MD 체계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측통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측통은 "(사드 문제에 대한) 중립적인 의견표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뒤 각각 공개한 발표문에서 MD 체계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베이징 외교소식통 사이에서는 시 주석이 MD 체계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직접 거론한 것은 한미 간의 긴밀한 MD 체계 구축이 자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일종의 '레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과 연합해 동아시아에서 추진 중인 MD 체계가 결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중국 측은 이를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의 하나로 보며 큰 경계심을 드러내 왔다.
이와 관련, 한국은 현재 독자적인 한국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개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은 미국이 운용하는 사드 체계와 KAMD가 상호운용성을 갖출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21일 한국을 방문, "우리는 미국의 사드체계와 KAMD가 완벽하게 상호 운용성을 갖추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MD 연계 동향에 대해 모종의 메시지를 표명할 것이라는 점은 중국정부가 이미 예고했던 부분이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시 주석 방한을 이틀 앞둔 지난달 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MD배치 계획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이 동맹이기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한국은 미국이 요구한 문제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 중국은 미국의 MD가 한국에 배치되는 것 자체에 대해 위협을 느낀다기보다는 MD 체계 문제를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판단하는 하나의 시금석으로 인식하는 것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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