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 종합상황실 112에 신고된 녹음파일이 최초 공개됐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공개한 해경 종합상황실 녹음파일에 따르면, 해경은 사고당일인 지난 4월16일 오전 8시 52분께 안산 단원고 최덕화 학생이 소방방재청 119에 최초로 신고를 한 뒤 3자 통화를 통해 사고 상황을 처음 인지했다.

해경은 이어 9시 3분께 세월호 여객영업직원 강모씨로부터 신고 전화를 받았다. 직원 강모씨는 통화에서 "사람이 한명 바다에 빠졌다", "배가 45도로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등의 상황을 전하며 구조를 요청했다.

해경측은 강씨에게 배에서 내릴 수 있도록 갑판쪽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지만, 직원이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하고 있다"고 말하자, 더 적극적으로 탈출지시를 내리는 대신 "예예, 그렇게 해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우 의원은 "여객직원 강모씨는 언론에 알려진 대로 3층 식당에서 마지막까지 안내방송을 하고 승객 탈출을 돕다 그 자신도 마지막에 바다로 뛰어들었다"며 "해경이 최초 해경 122에 신고 전화한 강모씨를 통해 탈출 안내를 했다면 골든타임에 더 많은 승객을 살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경은 이밖에 9시 5분, 9시 11분, 9시 13분, 9시 21분 등 총 5건의 신고 전화를 받고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했음에도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최초 신고자인 여객직원 추후 자신의 번호나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신고자의 번호로 연락해달라는 부탁까지 했으나 해경의 재통화는 없었다.

해경의 '122신고 사항 표준 처리 절차'에 따르면, '신고자와의 통화 유지상태에서 1차 현장 대응지령 실시’를 규정하고 있으며, 통화종료 이후에도 ‘신고자와의 통화는 필요한 경우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해양긴급전화 122운영규칙」은 해경이 '신고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전화가 끊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해경측은 규정대로 따르지 않은 셈이다.

해경은 또 최소한 진도VTS와 세월호가 본격적으로 교신을 시작한 9시 12분께부터 선내에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고, 제대로 된 구호조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알았지만 3~40분 동안 여기에 맞는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진도VTS와 세월호 교신 기록에 따르면 세월호에서는 9시 12분께 "(구조보트에)아니 아직 못 타고 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다"고 보고했고, 14분께는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목포해경 상황실 TRS교신 녹취록은 30분이 지난 09시43분에야 구조함인 123정을 통해 '승객이 탈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09시47분에는 '승객 절반 이상이 못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 의원은 "해경 상황실은 진도VTS와 세월호의 교신 내용과 122를 통해 접수된 내용을 통해 충분히 승객이 배에 갇혀 탈출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09시10분에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향후 목포해경이 어째서 종합상황실 122로 확보한 세월호의 상황과 진도VTS와 세월호간의 교신내용을 충분히 활용해서 직접 구조활동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는지 국정조사를 통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