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전격 사퇴, "물러나는 게 당연"

朴대통령 사실상 사의 수용, 세월호 관련부처 대폭 물갈이

2014-04-27 11: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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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 발생 12일째인 27일 총리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구조되신 분들이 입은 상처에 쾌유를 빈다"면서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들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었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제 더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사퇴 결심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다양한 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그런 적폐들이 시정돼 더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를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회견에 앞서 사의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박 대통령이 사실상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로써 정 총리는 취임 426일만에 불명예퇴진하는 모양새다.

정 총리가 사퇴하면서 세월호 참사 갈팡질팡 대응 비판을 받아온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의 수뇌부는 물론 '황제라면' 구설수를 자초한 서남수 교육부장관, 간첩증거 조작 파문의 남재준 국정원장 등이 개각 대상에 오르면서 사실상 조각 수준의 대규모 개각이 단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박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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