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뇌부, 예산 어떻게 쓰는지도 몰라
국정원 기조실장 "예산만 짜지 어떻게 집행되는지 모른다"
국회 정보위 예산결산소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예결소위 회의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예산과 관련, "본예산과 예비비 등도 따로 계정이 없고, '대테러 활동' ,'지역' 이렇게 밖에 없고 세세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예결소위에서 150억원 상당의 대북 심리전단의 예산 중 55억원을 장비구입 명목으로 사용했다며 영수증등 증빙서류를 가져왔으나, 나머지 액수에 대해서는 증빙서류는 물론 사용내역도 제출하지 않았다.
정보위 예결소위원들은 이에 "댓글 알바라고 알려진 이 모씨에게 지급된 9천423만원이 심리전단 비용으로 나갔나"라고 물었고,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하다가, 예결소위원들의 거듭되는 추궁에 "(내역을) 보강해 오겠다"며 "저희는 예산만 짜지 어떻게 집행되는지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이 실장은 김민기 민주당 의원의 "국정원 자체 예결산 때 회계사나 이런 사람들이 하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 "댓글 알바 이 모씨는 하급 직원인데 뭉텅이로 주고 '니가 알아서 써라'이렇게 되니까 조금만 상급자로 올라가면 세세한 것은 조사하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기조실장도 모르고, 국정원장도 모를 것이다. 그런 것을 어떻게 국회에서 통과시켜주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국정원 자체 개혁안에도 예산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히며 "예결산 위원들이 보안각서를 쓰고가서 다 봐야한다"며 "보안각서를 쓰고 발설되면 처벌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게 전혀 없고 외부회계감사가 없고, 완전 사각지대이고 눈먼 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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