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인도 금융위기 발발 초읽기"
개도국발 금융위기 발발 우려 급확산
이런 경고는 달러에 대한 루피화 가치가 19일 처음으로 63대를 돌파하고 주식과 채권 시장도 일제히 폭락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미국의 출구전략 임박 관측으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통화가 이날 달러에 대해 일제히 주저앉았지만, 루피화 폭락은 특히 두드러졌다.
달러에 대한 루피화 가치는 19일 약 2.5% 빠져 기록적인 63.22까지 주저앉았다.
이로써 올 들어 12% 하락했다. 루피화 가치는 지난 2년 모두 44%가량 빠졌다.
인도 증시 역시 지난 16일의 주말 장에 4% 빠진 데 이어 19일에도 1.6% 더 주저앉았다.
지난달에도 10%가량 하락했다.
영국 신문 가디언과 CNN 머니 등은 인도의 금융 위기가 '초읽기'라고 일제히 경고했다.
이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지난 17일 "인도가 1991년과 같은 채무 위기는 다시 맞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상반된다.
인도는 당시 보유 외환이 크게 줄면서 외채 불이행(디폴트) 직전까지 치달았다.
싱은 "그때는 보유 외환이 15일(수입)분 밖에 안됐지만, 지금은 6∼9개월분"이라고 강조했다.
싱은 당시 재무장관으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디언은 인도가 최악 국면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신흥국 위기가 지금까지는 대개 3단계를 밟았다면서 첫째는 '문제가 사라지겠지 하며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단계'이며 둘째는 '통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팔고 자본을 통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는 단계'인데 인도가 세 번째 단계에 와있다고 가디언은 강조했다.
CNN 머니는 '인도 정부가 공황 상태'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안잘리카 바르달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인도 정부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는 인상을 시장에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CNN 머니는 인도 정부가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의 판단이라면서 특히 구조적 개혁이 미흡한 점이 거듭 지적된다고 강조했다.
바르달라이는 인도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문제는 정부가 시간이 없고 더 취할 선택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루피 환율이 이미 정부 통제 능력을 벗어났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자에서 국외 인도인의 본국 송금이 늘어나는 것이 그나마 희망이라고 전했다.
저널은 세계은행 집계를 인용해 본국 송금이 지난해 690억 달러로 전년보다 60억 달러 증가하면서 인도를 세계 1위 본국 송금 국으로 밀어올렸다고 지적했다.
국외 거주 인도인은 2천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인도 2위 시중은행인 HDFC 뱅크 계좌를 통한 본국 송금은 지난 6월이 지난 1월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 국외 인도인의 본국 저축 금리를 높이는 등 송금 촉진에 애써왔음을 상기시켰다.
또 정상 차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국외 인도인을 대상으로 한 '애국 채권' 발행도 검토됐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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